주요 내용 요약
- □ 국토교통부 제5차(2026~2035년) 산업입지 수급계획 고시(2026.1.4): 경북 산단 지정 총량 646만 평(2,131만㎡), 직전 538만 평(1,776만㎡) 대비 108만 평(355만㎡) 증가
- □ 경북 연평균 수요면적 213만1,000㎡ — 직전 177만6,000㎡ 대비 약 20% 확대, 국토부 상한캡(20%) 적용 시도 중 최대 상승률
- □ '총량 캡'은 향후 10년간 지정할 수 있는 천장이지, 실제로 조성·분양·흡수되는 면적이 아닙니다
- □ 2026.6.16 경북 '새공장운동 선언식' — 노후 산단의 미래 전환(첨단제조·재생에너지·미래식품) 본격화
- □ 공급 천장 상향은 거래사례비교법·원가법(대체비용)에 직접, 수익환원법에 간접으로 작동합니다
- □ 같은 신호, 다른 결론: 매입자·임차인은 협상력, 단독입지 노후공장 보유자는 경쟁 압력, 개발사는 흡수 리스크
- □ 경주는 외동·안강·문무대왕면·시내·신경주역 5개 부분 시장이 서로 다른 시간표 위에 있습니다
2026년 1월 4일, 국토교통부는 제5차(2026~2035년) 산업입지 수급계획을 고시했습니다. 그리고 다섯 달 뒤인 6월 16일, 경상북도와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북본부는 경북도청에서 '2026년 새공장운동 선언식'을 열고 노후 산업단지의 미래 전환을 본격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점이 다른 두 사건은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경북의 산업용지 공급 여력이 한 단계 위로 올라섰다는 것입니다. 공장 부지를 사거나, 빌리거나, 새로 짓는 것을 검토하는 입장에서 이 변화는 가격과 협상력의 문제로 직결됩니다. 그렇다면 늘어난 공급 천장은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할까요. 숫자부터 정리합니다.
먼저 수급계획의 핵심 수치입니다. • 경북 산단 지정 총량(10년 누적): 646만 평(2,131만㎡) — 직전 제4차 538만 평(1,776만㎡) 대비 108만 평(355만㎡) 증가 • 연평균 수요면적: 213만1,000㎡ — 직전 177만6,000㎡ 대비 약 20% 확대 • 이 20%는 국토교통부의 상한캡(직전 대비 +20%) 적용을 받는 시도 가운데 최대 상승률입니다 • 경북의 기존 산단 기반: 국가산업단지 10개 + 일반산단 82개·도시첨단산단 2개·농공단지 68개(승인 기준) (이상 국토교통부 제5차 산업입지 수급계획 고시 및 경상북도 발표 자료 기준) 여기서 두 숫자의 관계를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연평균 수요면적 213만㎡'에 10년을 곱하면 약 2,131만㎡, 즉 '총량 646만 평'과 맞아떨어집니다. 다시 말해 총량 캡은 연평균 수요 추정치를 10년으로 누적해 만든 '지정 가능 한도'입니다. 두 수치는 더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다른 하나를 10년 누적한 값입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646만 평은 '풀리는 땅'이 아니라 '지정할 수 있는 천장'입니다. 산업용지가 시장에 실제로 도달하기까지는 네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① 수급계획상 지정 총량(천장) → ② 개별 산업단지 지정·승인 → ③ 보상·조성·기반시설 공사 → ④ 분양·입주(흡수). 천장이 108만 평 올라갔다고 해서 그만큼의 부지가 곧바로 분양 시장에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지정에서 분양까지는 통상 수년이 걸리고, 그 사이 수요가 빠지면 조성 자체가 지연되거나 미분양으로 쌓입니다. Sam Zell은 "공급과 수요의 역학만이 유일한 진실"이라고 했습니다. 수급계획이 알려주는 것은 공급 곡선의 '잠재적 상단'이지, 수요 곡선이 그것을 받아낼지가 아닙니다. 이상 그룹이 천장 숫자보다 흡수율(분양률·가동률)을 먼저 보는 이유입니다.
늘어난 공급 천장은 이상의 4방법론 가치평가에서 어디에 자리할까요. • 거래사례비교법(가중치 25%): 신규 산단이 조성·분양되면 인근 실거래 사례군이 두터워집니다. 비교 가능한 거래가 늘수록 가격 발견은 정교해지고, 매도자의 '부르는 값'은 시장 합의가격 쪽으로 수렴합니다. • 원가법/대체비용(25%): 가장 직접적입니다. 신규 산단의 조성원가 기반 분양가는 '같은 입지에서 새로 만들면 얼마인가'라는 대체비용의 기준점이 됩니다. 이 기준점이 낮아지거나 흔해지면, 기존 매물의 호가 상단이 눌립니다. Sam Zell의 표현으로 "대체비용에서 시작해서 끝난다"는 원칙이 작동하는 지점입니다. • 수익환원법/DCF(40%): 간접적입니다.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면 임대료 상승 여력이 줄고 Cap Rate에 상방 압력이 생깁니다. 반대로 인프라가 완비된 신규 산단은 노후 단독입지보다 낮은 Cap Rate(품질 프리미엄)를 받을 수도 있어, 방향은 자산별로 갈립니다. • 잔여가치법(10%): 공급이 흔해지면 용도변경·개발 잠재력에 붙던 희소성 프리미엄이 옅어집니다. 공급 확대는 비교법과 원가법에서 결정적이고, 수익환원법에서는 보조 지표로 읽는 것이 적절합니다.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해보면 이렇습니다. 경주권에서 산업시설용지 약 5,000㎡를 확보하려는 자동차부품 제조사를 가정합니다.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시나리오 A — 신규 산단 분양 부지] 조성원가에 연동된 분양가, 전력·공업용수·폐수처리 등 기반시설 완비, 업종·입주 의무 제약. 산업단지 내 일반 공장 Cap Rate 벤치마크 5.5~7.0%에 경북·경주 유동성 할인 0.5~1.0%p를 더하면 대략 6.0~8.0% 구간(추정). [시나리오 B — 단독입지 기존 공장 매입] 유동성 할인으로 단위 면적당 가격은 낮을 수 있으나, 진입로·전력 증설·인허가는 매입자 부담. 용도 활용은 상대적으로 자유. 단독 공장부지 Cap Rate 벤치마크 6.5~8.5%에 지역 할인을 더하면 대략 7.0~9.5% 구간(추정). (Cap Rate 벤치마크는 CBRE Korea·JLL Korea·Cushman & Wakefield 한국 리포트 기반 추정 범위, 경주/경북은 유동성 할인 0.5~1.0%p 추가 적용) 핵심 메커니즘은 단가 비교가 아니라 '기준점의 이동'입니다. 신규 산단 공급이 늘수록 A의 분양가가 대체비용 기준점을 형성하고, 그 기준점이 B 매도자의 호가 상단을 누릅니다. 즉 공급 천장 상향은 B를 보유한 매도자의 협상력을 구조적으로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여기까지의 시뮬레이션은 모두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첫째, Cap Rate 범위는 수도권·광역시 벤치마크에 지역 할인을 더한 추정치이며, 경주 산업용 부동산은 거래 빈도가 낮아 실제 사례로 검증된 값이 아닙니다. 둘째, '신규 산단 분양가가 대체비용 기준점이 된다'는 명제는 그 산단이 실제로 조성·분양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지정만 되고 흡수가 안 되면 기준점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셋째, 업종 제약(시나리오 A)과 인프라 자비(시나리오 B)는 자(尺)가 다른 비용이어서, 단순 단가 비교는 오독을 부릅니다. 보수적 안전마진 관점에서, 모든 가치 추정의 상단이 아니라 하단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선을 그어야 합니다. 이상 방식의 '최대 투자가 = 보수적 가치 × 0.90'은 이런 불확실성을 흡수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데이터는 가설을 세웁니다. 가설은 현장과 추가 데이터가 검증합니다. '경북 공급 천장이 올라갔다'는 신호를 실제 의사결정으로 옮기려면 다음을 확인합니다. • 흡수 측 데이터: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경북·경주 권역 분양률·가동률 추이(월별). 천장이 아니라 실제로 채워지는 속도를 봅니다. • 가격 측 데이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한국부동산원 R-ONE에서 산업용지 실거래 추이. 신규 분양가와 기존 매물 호가의 간격을 추적합니다. • 수요 측 데이터: 경주 주력 업종(자동차부품·금속·기계)의 가동률과 신규 투자 발표. 공급이 늘어도 수요가 빠지면 협상력은 매입자에게 더 기웁니다. • 현장 검증: 경주권 산업용 중개업소 3곳 이상 방문, 인근 가동 공장 관계자 면담으로 '분양 대기 vs 즉시 매입'의 실제 온도차를 확인합니다.
경북을 한 덩어리로 보면 안 되듯, '경주 산업용 토지'도 단일 카테고리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시간표 위에 있는 다섯 개 부분 시장을 분리해야 합니다. • 외동산단 일대 — 노후 산단이 밀집한 구역으로, 이번 새공장운동과 산단공의 환경조성 사업(2026년 경주 외동일반산단 복합문화센터 건립 포함)의 직접 대상입니다. '재생·전환'의 시간표 위에 있습니다. • 안강 RE100 산업단지 —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생태계 후보지로, 공급 확대 흐름과 ESG 수요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 문무대왕면 SMR 국가산단 —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신규 국가산단으로, 별도 시간표 위에 있습니다. • 경주 시내 — 미분양 주택 1,366세대가 보여주듯 주거 수요는 약하지만, 산업용은 별개로 봐야 합니다. 2026년 5월 경주시가 산단 투자정보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한 것은 분양·입주 정보의 가시성을 높이려는 공급 측 움직임입니다. • 신경주역 KTX 주변 — 서울 2시간대 접근성을 기반으로 한 물류·통근 거점. 참고로 경주 건천4 일반산단(조성면적 628,750㎡, 자동차부품·1차금속·금속가공·기계 유치)처럼 이미 조성을 마친 단지가 실수요 부지를 공급하는 흐름도 병존합니다. 신규 지정 천장과 기존 단지의 잔여 공급은 같은 시장에서 동시에 움직입니다.
공급 천장만큼 중요한 것이 '어떤 공급인가'입니다. 새공장운동이 가리키는 방향은 단순 증설이 아니라 전환입니다. • 단기(1~2년): 산단공 경북본부의 2026년 13개 산단 환경조성 사업, 청년친화형 노후공장 리뉴얼(업체당 최대 2,000만 원의 식당·화장실·조명 등 근로·복지 환경 개선)이 노후 단지의 체감 경쟁력을 끌어올립니다. 단독입지 노후공장 입장에서는 '비교 대상'이 좋아지는 셈입니다. • 중기(3~5년): 첨단제조·재생에너지·미래식품 중심의 구조고도화. 업종 적합성이 입지 선택의 변수로 더 크게 작동합니다. • 장기(5~10년): 제5차 수급계획 총량 범위 안에서 신규 지정이 누적됩니다. 다만 인구 구조와 산업 전환(자동차부품의 전동화 등)이라는 장기 가치 동인이 흡수의 실제 한계를 정합니다. 장기 가치 동인(인구·산업구조·인프라)과 단기 가격 변동(지정 발표 직후의 기대 심리)을 분리해 읽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급·가격 논의에서 자주 혼동되는 것이 세금입니다. 산단 분양 취득과 기존 매입은 세목별 과세표준이 다릅니다. • 취득세 — 실거래가(분양가·매매가) 기준. 산단 분양이든 기존 매입이든 실제 지급한 금액이 과세표준입니다. • 재산세 — 공시지가 × 공정시장가액비율(70%). 공급 확대는 공시지가에 즉각 반영되지 않으므로, 보유세는 단기적으로 분양·매입 시점과 무관하게 움직입니다. • 종합부동산세 — 재산세와 동일한 공시지가 메커니즘. • 양도소득세 — 실거래가 기준(매도 시점). • 담보평가 — 공시지가·실거래가·시장조사 종합. 공시지가는 보조 변수입니다. 한 가지 실무 변수: 산업단지 입주기업은 지방세 감면(취득세 등)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감면율과 요건은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라 바뀌므로, 검토 시점의 조문과 해당 지자체 조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산단이면 무조건 감면'으로 단정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같은 데이터, 세 가지 다른 결론입니다. • 매입자·임차인 — 공급 천장 상향과 신규 분양은 협상 테이블의 무게추를 매입자 쪽으로 옮깁니다. 'FOMO(놓칠까 봐 서두름)'를 줄이고, 분양 대기와 즉시 매입의 비용·시간을 같은 자로 비교할 여유가 생깁니다. 다만 '어느 단지가 실제로 채워질 것인가'라는 선별 리스크는 매입자 몫입니다. • 단독입지 노후공장 보유자·매도자 — 가장 불리한 위치일 수 있습니다. 신규 산단(인프라 완비)과 리뉴얼된 노후 단지가 동시에 경쟁 공급으로 들어오면, 단독입지의 호가 상단이 눌립니다. 매도를 검토 중이라면 시장의 비교 대상이 좋아지기 전의 시간 가치를 따져봐야 합니다. • 개발사·시행사 — 천장이 올라갔다고 분양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정과 흡수 사이의 간극이 곧 미분양·자금 회수 지연 리스크입니다. 흡수 가능 업종 수요를 먼저 확인하지 않은 지정은 위험합니다.
▶ 신규 산단 분양 부지를 검토하는 기업을 위한 체크리스트 □ 해당 산단의 현재 분양률·가동률을 산단공·시행사 자료로 확인했는가 □ 유치 업종 제한이 우리 업종과 정확히 맞는가(자동차부품·금속·기계 등) □ 분양가에 기반시설(전력·용수·폐수) 비용이 포함됐는지, 추가 부담은 없는지 구분했는가 □ 입주 의무·전매 제한 기간과 위반 시 불이익을 확인했는가 □ 취득세 등 지방세 감면 요건을 검토 시점의 조례로 확인했는가(과거 자료 신뢰 금지) □ 같은 권역 단독입지 매입과 총비용(취득+인프라+인허가 기간)으로 비교했는가 □ 향후 증축·확장을 위한 용적률·부지 여유를 확보했는가
▶ 단독입지 공장을 보유·매도 검토하는 입장을 위한 체크리스트 □ 우리 자산과 경쟁할 신규 산단·리뉴얼 단지의 공급 시점을 파악했는가 □ 인근 산업용지 실거래가 추이(R-ONE·실거래가 공개시스템)를 2년 단위로 확인했는가 □ 매도 호가가 인근 신규 분양가(대체비용)와 비교해 합리적 구간에 있는가 □ 보유 지속 시 노후화 대비 리뉴얼·시설 개선의 비용 대비 효과를 계산했는가 □ 용도변경·증축 등 잔여 개발 잠재력이 가격에 반영돼 있는가 □ 재산세 등 보유세는 공시지가 기준임을 이해하고 매도 시점의 양도세(실거래가 기준)와 분리해 계산했는가
정리하면, 제5차 산업입지 수급계획은 경북의 산업용지 공급 '천장'을 10년간 108만 평 끌어올렸고, 새공장운동은 그 공급을 '전환'의 방향으로 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장은 천장일 뿐입니다. 실제로 풀리고 채워지는 면적, 그리고 그것을 받아낼 수요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데이터는 가설을 세우는 도구이고, 가설은 현장과 시장이 검증합니다. 늘어난 공급 천장은 매입자에게는 협상력으로, 단독입지 보유자에게는 경쟁 압력으로, 개발사에게는 흡수 리스크로 다르게 도착합니다. 어느 결론이 당신의 자리에 해당하는지는, 분양률·가동률·실거래라는 다음 데이터와 경주권 현장이 말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