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요약
- 2026년 5월 전국 공장·창고 거래규모 1조 1,428억원, 거래건수 260건 — 4월 대비 규모 17.8%, 건수 28.0% 감소
- 같은 기간 건당 평균 거래액은 38.5억원에서 43.9억원으로 14.1% 상승 — 거래는 줄고 단가는 올랐다
- 2026년 상반기 1,000억원 이상 대형 거래 4건은 모두 수도권 자산 — 지방 단독 공장은 대형 딜 표본에 없다
- 인천 공장·창고 상반기 거래건수는 374건(2024)에서 238건(2026)으로 감소, 서구는 2년 새 44% 감소
- 그런데 인천 서구 평당 실거래가 중앙값은 834만원에서 936만원으로 상승 — 표본 이탈 또는 구성 변화의 가능성, 어느 쪽이든 가격 방어의 근거로 쓸 수 없음
- 2026년 7월 16일 기준금리 2.75% 인상은 Cap Rate와 할인율을 위로 미는 힘 — 중앙값과 반대 방향
- 이상 4방법론에서 거래사례비교법의 명목 가중치 25%는 유지되지만, 유동성이 마른 시장에서 실질 신뢰도는 별도 판정 대상
- Exit 시뮬레이션에서 대기의 상방은 +2.0억원, Cap Rate 0.5%p 상승 시 하방은 -5.0억원 — 비대칭이 아래로 기울어 있음
- 기다림 자체는 수익을 내지 않으며, 기다리는 동안 임차인을 확보하는지가 결과를 가름
- ※ 본문 수치는 인천·전국 데이터이며, 경주·경북 적용은 지역 데이터로 재검증한 뒤에만 가능합니다
2026년 7월 14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분석기관 알스퀘어 애널리틱스(알스퀘어 RA)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5월 시장 집계를 공개했습니다. 전국 공장·창고 거래규모는 1조 1,428억원, 거래건수는 260건이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평범한 감소입니다. 그런데 4월과 나란히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4월은 1조 3,910억원에 361건이었습니다. 거래규모는 17.8% 줄었는데, 거래건수는 28.0% 줄었습니다. 건수가 규모보다 더 빠르게 빠졌다는 뜻이고, 그 결과 건당 평균 거래액은 38.5억원에서 43.9억원으로 **14.1% 올랐습니다**. 거래는 줄었는데 단가는 올랐습니다. 이 한 줄이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 월간 지표를 흔드는 것은 거래량이 아니다
📈 2026년 전국 공장·창고 월별 거래규모 1월: 12,182 억원 2월: 9,590 억원 3월: 9,202 억원 4월: 13,910 억원 5월: 11,428 억원
1월과 3월 사이에 약 3,000억원의 낙차가 있고, 3월과 4월 사이에는 4,700억원이 다시 채워집니다. 시장 전체의 수요가 한 달 만에 51% 늘었다가 다음 달에 18% 줄어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진폭을 만드는 것은 거래의 숫자가 아니라 **한두 건의 대형 딜**입니다. 4월 급증분의 상당 부분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공장 한 건(약 3,570억원)으로 설명됩니다. 월간 지표가 개별 딜 몇 건에 좌우된다는 것은, 이 통계를 시장 온도계로 쓰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 2026년 상반기 공장·창고 1,000억원 이상 거래 | 자산 | 소재지 | 거래액 | | 아레나스영종 물류센터 | 인천 | 약 4,320억원 | | 문래동 공장 | 서울 영등포구 | 약 3,570억원 | | 성수동 물류센터 | 서울 성동구 | 약 1,530억원 | | 동천동 창고 | 경기 용인시 수지구 | 약 1,022억원 |
네 건 모두 수도권입니다. 자산 유형도 물류센터 세 건과 서울 도심 공장 한 건으로, 전형적인 지방 제조 공장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같은 5월, 서울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규모는 1조 7,720억원(171건)으로 다섯 달 연속 1조 6,000억~1조 8,000억원대를 유지했습니다. 자금이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자금이 갈 곳을 고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지 안에 비수도권 단독 공장은 거의 들어 있지 않습니다.
## 인천이라는 현미경
📊 인천 공장·창고 — 거래건수와 평당 실거래가 중앙값 (각 연도 상반기) | 구분 | 2024 | 2025 | 2026 | | 인천 전체 거래건수 | 374건 | 350건 | 238건 | | 서구 거래건수 | 155건 | 133건 | 86건 | | 서구 평당 중앙값 | 834만원 | 887만원 | 936만원 | | 남동구 거래건수 | 88건 | 68건 | 61건 | | 남동구 평당 중앙값 | 1,102만원 | 1,096만원 | 1,149만원 |
인천을 현미경으로 삼는 이유는 표본이 충분하고 3년 연속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서구의 거래건수는 2년 만에 **44%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평당 실거래가 중앙값은 834만원에서 936만원으로 **12% 올랐습니다**. 남동구도 거래건수는 31% 줄었지만 중앙값은 소폭 상승했습니다. 거래가 반토막 난 시장에서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 가격이 버틴 것이 아니라, 표본이 바뀐 것일 수 있습니다 중앙값은 '실제로 거래된 물건들'의 중앙값입니다. 팔리지 않은 물건은 이 통계에 한 번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거래가 어려워지는 국면에서는 조건이 좋은 자산 — 입지가 낫고, 임차인이 붙어 있고, 매도자가 급하지 않은 물건 — 이 상대적으로 먼저 팔립니다. 조건이 나쁜 자산은 호가를 내려도 매수자를 만나지 못해 거래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따라서 통계에서 빠집니다. 남은 표본만으로 계산한 중앙값이 오르는 것은 시장 가격이 방어됐다는 증거가 아니라, 표본의 구성이 바뀌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통계에서 말하는 절단된 표본(censored sample) 문제입니다.
다만 여기서 한 걸음 더 조심해야 합니다. 중앙값 상승에는 최소한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고, 위 데이터만으로는 둘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하나는 방금 말한 **절단된 표본**입니다. 같은 성격의 물건인데 조건이 나쁜 쪽이 거래에 실패해 빠지는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구성 변화(mix 효과)**입니다. 소형·저가 매물의 거래가 먼저 얼어붙고 상대적으로 크고 우량한 자산의 거래만 남으면, 개별 물건의 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아도 중앙값은 올라갑니다. 두 설명은 함의가 다릅니다. 앞의 것이 맞다면 시장 가격은 실제로 약해지고 있는 것이고, 뒤의 것이 맞다면 시장이 둘로 갈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구분하려면 거래 건별 면적·가격대 분포가 필요한데, 공개된 월간 집계에는 그 분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중앙값이 올랐으니 가격이 빠지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중앙값 상승을 가격 방어의 근거로 쓰면 안 된다"**고 말할 뿐입니다. 두 설명 중 무엇이 맞든, 그 결론은 동일하게 성립합니다.
## 이상 4방법론에서 이 데이터의 자리
📊 이상 4방법론 가중치 | 방법론 | 가중치 | 핵심 | | 수익환원법/DCF | 40% | 현금흐름이 가치의 본질 | | 거래사례비교법 | 25% | 시장 합의 가격 확인 | | 원가법/대체비용 | 25% | 안전마진 강화 | | 잔여가치법 | 10% | 개발 잠재력 |
거래사례비교법이 성립하려면 최근 2년 이내, 반경 1~3km 이내의 유사 거래사례가 3건 이상 필요합니다. 거래건수가 44% 줄어든 지역에서 이 조건을 채우기는 눈에 띄게 어려워집니다. 억지로 채우면 시점보정 폭이 커지고, 개별 요인 보정이 결과를 좌우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중치를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25%라는 명목 가중치는 유지하되, 그 25%가 지금 얼마나 신뢰할 만한 입력값인지를 따로 판정**하는 것입니다. 이상 방식이 애초에 원가법/대체비용에 25%를 배분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시장 합의 가격을 확인할 수 없는 국면에서도 대체비용이라는 바닥은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물이 쌓인다는 것도 숫자로 확인됩니다. 2026년 6월 기준 인천 지역에는 100억원 이상 공장 매물이 20여 건 나와 있고, 남동구 한 곳의 호가 합계만 약 1,8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이 1,800억원은 **호가입니다. 성사가가 아닙니다.** 매도자가 부르는 값이 높게 유지되는 것은 가격이 방어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라, 매도 희망가와 매수자의 지불의사 사이 간격이 벌어져 거래가 성립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에 가깝습니다. 가동률 지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기준 전국 일반산업단지 평균 가동률은 92.0%인데, 인천 전체는 88.9%, 개별 단지 중에는 83.1%까지 내려간 곳이 있습니다. 가동률은 임차 수요와 NOI의 선행 지표입니다. 가동률이 빠지는 지역에서 호가만 유지되고 있다면, 그 간격은 결국 어느 한쪽이 메워야 합니다.
## 금리 2.75%, 반대편에서 미는 힘
2026년 7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했습니다. 금통위원 7명 전원 찬성이었고,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의 국고채 10년물 연내 고점 전망 평균은 4.406%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숫자들은 중앙값 통계와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수익환원법의 자산가치는 NOI를 Cap Rate로 나눈 값이고, Cap Rate의 바닥은 무위험 수익률입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Cap Rate는 위로 밀리고, 같은 NOI라도 자산가치는 내려갑니다. DCF의 할인율도 함께 올라갑니다. 지금 시장에는 두 개의 힘이 반대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표본 이탈로 중앙값을 떠받치는 통계적 힘이고, 다른 하나는 금리로 밸류에이션을 끌어내리는 재무적 힘입니다. 앞의 것은 관측되고 뒤의 것은 관측되지 않습니다. **관측되지 않는 쪽이 실제로는 더 강할 수 있습니다.**
## 얼마짜리 문제인가 — Exit 경로 시뮬레이션
[전제: 경북 소재 일반산업단지 내 공장] • 토지 5,000㎡, 건물 2,500㎡ • 매도 호가 60억원 • 보수적 가치 48억원 — 연 NOI 3.6억원 ÷ Cap Rate 7.5% • Cap Rate 근거: 산업단지 내 공장 5.5~7.0%에 경북 유동성 할인 0.5~1.0%p 가산 • 보유비용 가정: 연 2.0억원 (잔액 30억원 대출 이자 연 5.5% 기준 1.65억원 + 재산세·보험·관리비 등 0.35억원) • 비교 기준은 ①의 회수 시점(6개월)이며, 증분 수익률은 '추가로 기다린 기간'으로 환산 • 아래는 Exit 경로 비교를 위해 수익환원법 하나만 사용한 단순화 예시입니다. 실제 의사결정에서는 4방법론 교차검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시나리오 ①: 6개월 내 매각] • 호가에서 조정, 보수적 가치 수준인 48.0억원에 성사 • 보유비용 6개월분 1.0억원 차감 • **순 회수액 47.0억원** — 이후 시나리오의 비교 기준
[시나리오 ②: 호가를 지키며 18개월 대기 후 매각 — Cap Rate 7.5% 유지 가정] • 18개월 기다려 52.0억원에 성사 — ①보다 명목 4.0억원 높음 • 보유비용 18개월분 3.0억원 차감 • **순 회수액 49.0억원 — ① 대비 +2.0억원** • 12개월을 더 기다려 47.0억원 위에서 얻은 증분 수익률 약 **4.3%**
[시나리오 ②′: 같은 18개월 대기, 그러나 Cap Rate가 8.0%로 오른 경우] • 같은 NOI 3.6억원 ÷ Cap Rate 8.0% = 45.0억원 — 52억원은 성사되지 않음 • 보유비용 18개월분 3.0억원 차감 • **순 회수액 42.0억원 — ① 대비 -5.0억원** • 대기의 상방은 +2.0억원, 하방은 -5.0억원 — 비대칭이 아래쪽으로 기울어 있음
[시나리오 ③: 임대 전환 후 24개월 뒤 매각] • 임차인 확보 성공 시 24개월간 NOI 7.2억원 수취 • 24개월 보유비용 4.0억원 차감 → 운영 순이익 3.2억원 • 24개월 후 48.0억원 매각 → **순 회수액 51.2억원 — ① 대비 +4.2억원** • 18개월을 더 기다려 얻은 증분 수익률 약 **6.0%** • 다만 임차인 확보 실패 시 NOI는 0, 보유비용만 4.0억원 누적 → 44.0억원, ① 대비 **-3.0억원**
세 경로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매각 가격이 아니라 시간, 임차인, 그리고 Cap Rate입니다. 시나리오 ②의 증분 수익률 4.3%는 같은 시점 국고채 10년물 전망치 4.4%대와 사실상 같은 수준입니다. 즉 18개월의 유동성 위험과 성사 불확실성을 전부 떠안고서 무위험 수익률만큼을 얻는 구조입니다. 리스크 프리미엄이 없습니다. 그리고 ②′에서 보듯 Cap Rate가 0.5%p만 움직여도 그 수익은 5억원의 손실로 뒤집힙니다. 시나리오 ③의 6.0%는 세 경로 중 유일하게 무위험 수익률을 의미 있게 넘어섭니다. 다만 그 초과분 전체가 '임차인을 구할 수 있는가'라는 단 하나의 변수 위에 얹혀 있습니다. 임차인을 못 구하면 -3.0억원으로, 세 경로 중 가장 나쁜 결과가 됩니다. 기다림은 그 자체로 수익을 내지 않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확보하느냐가 수익을 냅니다.**
여기까지의 시뮬레이션은 몇 가지 가정 위에 서 있고, 그 가정들은 모두 지금 국면에서 흔들립니다. 첫째, 18개월을 기다리면 52억원에 팔린다는 가정입니다. 앞서 살펴본 금리 방향을 감안하면 이 가정 자체가 낙관적이며, 그래서 ②′를 함께 놓았습니다. 둘째, 임차인을 24개월간 유지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가동률이 빠지는 지역이라면 이 가정이 가장 먼저 깨집니다. 셋째, 보유비용에 **자기자본의 기회비용이 빠져 있습니다.** 위 모델은 대출 30억원의 이자만 비용으로 잡았고, 나머지 자기자본이 묶여 있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반영하면 대기형 경로(②·③)의 매력은 지금 계산보다 더 줄어듭니다. 실제 검토에서는 이 항목을 반드시 자기 자금 조달 구조에 맞춰 다시 넣어야 합니다.
📊 매각·보유 국면별 과세표준 | 항목 | 과세표준 | | 취득세 | 실거래가 기준 | | 재산세 | 공시지가 × 공정시장가액비율(70%) | | 종합부동산세 | 재산세와 동일 메커니즘 | | 양도소득세 | 실거래가 기준 | | 담보평가 | 공시지가·실거래가·시장조사 종합 |
보유 기간의 비용 구조에는 한 가지 비대칭이 더 있습니다. 거래가 멈춰도 재산세는 멈추지 않습니다. 보유세는 공시지가를 따라가고, 공시지가는 시장의 거래 침체를 즉시 반영하지 않습니다. 반면 매각할 때의 양도소득세는 실거래가 기준입니다. **팔리지 않는 동안의 비용은 공시지가가 정하고, 팔릴 때의 세금은 실거래가가 정합니다.** 이 비대칭이 기다림의 비용을 조용히 키웁니다.
## 가설을 경주에 그대로 옮기지 않는 법
지금까지의 관찰은 인천 데이터에서 나왔습니다. 인천은 수도권 물류 배후지이고 외국계 자본의 물류센터 수요가 얽혀 있는 시장입니다. 경주는 자동차부품·철강 협력사 중심의 제조업 실수요 시장입니다. 두 시장은 유동성이 마르는 이유도, 회복하는 경로도 다릅니다. 따라서 인천에서 가져올 것은 숫자가 아니라 **질문의 구조**입니다. "거래건수와 중앙값이 반대로 움직이는가?"라는 질문 자체를 경주 데이터에 다시 던져야 합니다. 검증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경주시 공장용지 거래를 연도별 '건수'로 집계합니다. 금액이 아니라 건수입니다. 둘째, 같은 기간 평당 실거래가의 중앙값 추이를 따로 계산해 두 곡선을 겹쳐 봅니다. 셋째, 한국산업단지공단 분기 통계에서 경주 소재 산업단지의 가동률과 미분양 산업용지 추이를 확인합니다. 넷째 — 그리고 이것이 데이터로는 나오지 않는 부분입니다 — 지역 중개업소를 3곳 이상 방문해 두 가지를 묻습니다. **평균 매물 보유 기간이 몇 개월인가, 그리고 호가 대비 최종 성사가 비율이 몇 퍼센트인가.** 이 두 숫자는 어떤 공개 통계에도 없지만, 유동성의 실체에 가장 가깝습니다.
## 경주 — 다섯 개 부분 시장, 다섯 개의 유동성
'경주 산업용 토지'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으면 이 분석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경주 안에는 서로 다른 시간표 위에 있는 부분 시장이 최소 다섯 개 있고, 각각의 Exit 난이도가 다릅니다. **외동산단 일대**는 노후 산업단지가 밀집한 구간으로, 매수자 풀이 동종 업종 실수요자에 한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표본 이탈 문제가 가장 크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안강 RE100 e-모빌리티 산업단지**는 지정 절차가 진행 중인 구간으로, 미래 가치가 현재 유동성을 부분적으로 보완합니다. **문무대왕면 SMR 국가산업단지**는 2030년대를 바라보는 자산이라 단기 Exit 자체가 전제되지 않습니다. **경주 시내 상업·주거**는 미분양 이슈가 있는 별개 시장이고, **신경주역 KTX 주변**은 물류·통근 접근성이라는 다른 축의 수요를 받습니다. 이 구분이 실무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유동성이 낮은 구간일수록 **잔여가치법(10%)의 역할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매각이라는 Exit이 막혔을 때 용도변경이나 개발을 통한 대안 경로가 있는가 — 평상시에는 10% 가중치의 보조 지표이지만, 거래가 마른 국면에서는 이것이 유일하게 남은 출구일 수 있습니다.
## 같은 데이터, 세 가지 다른 결론
지금까지의 숫자는 하나인데, 시장 참여자의 위치에 따라 정반대로 읽힙니다. **매도를 검토하는 소유자에게** 중앙값 상승은 위험한 신호입니다. "내 물건도 그 가격을 받는다"는 근거가 아니라 "그 가격을 받은 물건들만 팔렸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가를 지키는 전략의 실제 손익은 시나리오 ②와 ②′ 사이 어딘가에 있고, 그 폭은 +2.0억원에서 -5.0억원까지 벌어집니다. **매입을 검토하는 기업에게** 거래건수 급감은 협상력의 이동을 뜻합니다. 다만 중앙값 통계를 근거로 "시세가 이 정도"라고 판단하는 것은 같은 함정에 반대편에서 빠지는 일입니다.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거래사례비교법이 아니라 원가법/대체비용이 제시하는 상한선입니다. 그리고 매입가는 보수적 가치의 90% 이하 — 이상 방식의 10% 안전마진은 바로 이런 유동성 위험을 흡수하기 위한 완충 장치입니다. **계속 보유하는 소유자에게** 이 국면의 핵심 질문은 가격이 아니라 옵션입니다. 지금 팔지 않기로 한 결정은 사실상 '연 2.0억원의 보유비용과 묶인 자기자본의 기회비용을 내고 시간 옵션을 사는' 거래입니다. 그 옵션이 얼마짜리인지, 그리고 그 옵션의 하방이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 계산해본 적이 없다면, 결정한 것이 아니라 미룬 것입니다.
▶ 매각·보유를 검토하는 소유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 내 자산이 속한 부분 시장의 최근 2년 거래 '건수'를 확인했는가 (금액이 아니라 건수) □ 지역 중개업소 3곳 이상에서 평균 매물 보유 기간을 확인했는가 □ 호가 대비 최종 성사가 비율을 실제 사례로 확인했는가 □ 연간 보유비용(금융비용 + 재산세 + 관리비 + 보험)을 금액으로 산출했는가 □ 여기에 묶여 있는 자기자본의 기회비용을 별도로 더했는가 □ 12개월·18개월 대기 시나리오의 순 회수액을 계산해 비교했는가 □ Cap Rate가 0.5%p 상승할 경우의 자산가치 변동폭을 계산했는가 □ 대기 시나리오의 상방과 하방을 같은 표에 나란히 놓고 비교했는가 □ 임대 전환 시 확보 가능한 임차인 후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했는가 □ 매각 외 대안 Exit(용도변경, 개발, S&LB)의 가능 여부를 검토했는가
▶ 매입을 검토하는 기업을 위한 체크리스트 □ 반경 3km·최근 2년 내 유사 거래사례가 3건 이상 실제로 존재하는가 □ 3건 미만이라면 거래사례비교법 결과에 어떤 보정을 적용했는지 문서화했는가 □ 원가법/대체비용 기준 상한선을 별도로 산출했는가 □ 매도자의 매물 등록 시점과 호가 변동 이력을 확인했는가 □ 해당 산업단지의 가동률과 미분양 산업용지 추이를 확인했는가 □ 인근 동종 업종의 임차 수요가 실제로 있는지 현장에서 확인했는가 □ 제시 가격이 보수적 가치의 90% 이하인가 □ 이 자산을 5년 뒤 되팔 때의 매수자 풀을 구체적으로 그려봤는가
거래건수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일 때, 둘 중 하나는 덜 정직합니다. 대개 덜 정직한 쪽은 가격입니다. 가격은 거래된 것에 대해서만 말하고, 거래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의 결론은 이상 방식의 가중치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수익환원법 40%와 원가법/대체비용 25%를 합쳐 65%를 시장 합의 가격 바깥에 배분해 둔 설계는, 바로 지금 같은 국면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시장이 가격을 말해주지 않을 때에도 현금흐름과 대체비용은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위의 어떤 숫자도 특정 자산의 매각·매입 시점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인천의 44%는 인천의 숫자이고, 경주의 숫자는 경주에서 세어봐야 합니다. 지역 중개업소 세 곳에서 듣는 "요즘 여섯 달은 걸립니다"라는 한마디가, 월간 통계 다섯 줄보다 그 자산의 Exit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데이터는 가설을 세우는 도구이고, 가설은 현장과 시장이 검증합니다.